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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머리를 쓰다듬어 줬는데요

비도오고 조회수 : 8,094
작성일 : 2020-07-22 17:02:01

며칠전 잠을 자는데

남편에 제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는 거에요

결혼 15년차고 40대 중반 부부인데

제 기억으론 결혼하고 남편이 이렇게 머리를 쓰담쓰담

해준 기억은 없어요

아마 한번쯤 그냥 쓱 머리를 훑고 지나는 정도의 손길은 있었던 거 같은데

잠자고 있는 아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담쓰담 해준 건 처음이지 싶어요


잠결에도 그 손길이 참 좋더라고요


오늘 문득 그 기분좋던 손길의 느낌이 언제 있었나 싶다가

아주 오래전

제가 중학교 여름방학때

작은 방에서 실컷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일하고 오신 아버지가

제 머리맡에 앉으시더니

제 머리를 이렇게 쓰담쓰담 해주셨던 적이 있어요.


아버지는 표현을 잘 못하시는 분이었던 터라

그 속마음이 어떻든 겉으로  마음에 대한 행동을

내보이지 않던 분이셨고

그래서 다정다감한 말이나 행동을 본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그런 아버지의 따뜻한 손길을 느꼈던 그때 그 느낌이 생각 나더라고요


누군가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는 일은

참 기분좋은 일인 것 같아요


비도오고  마음도 그렇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IP : 121.137.xxx.231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7.22 5:03 PM (180.68.xxx.158)

    좋은 스킨십만큼
    마음을 도닥여주는것도 없지요.

  • 2. ㅅㄷ
    '20.7.22 5:04 PM (223.62.xxx.56)

    남편에게도 쓰담쓰담 해주세요.
    사랑받는 그 느낌 좋으셨지요^^

  • 3. 원글
    '20.7.22 5:07 PM (121.137.xxx.231)

    저도 다음날 남편 머리를 쓰담쓰담 했는데요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행동
    이게 별거 아닌데 참 좋은 기운과 기분을 들게
    해주는 행동인 건 분명한 거 같아요. ^^

  • 4. ....
    '20.7.22 5:08 PM (115.136.xxx.38) - 삭제된댓글

    마음 속에 상대에 대한 진심이 없다면 하기 힘든 행동이지요.
    참 소중한 순간이에요

  • 5. 남편이 자주
    '20.7.22 5:14 PM (119.71.xxx.177)

    머리를 쓰다듬어줘요
    내가 기분안좋을땐 강아지냐고 뭐라해요 ㅎㅎㅎ
    전 애 둘 출산할때 진통시 옆에앉아서 머리랑 이마를
    계속 쓰다듬어 줬는데 그때 아프지만 기분이 안정되었어요
    그런 사소한 행동이 힘을 주지요

  • 6. ㅡㅡ
    '20.7.22 5:17 PM (223.38.xxx.98)

    울남편은 가끔 턱에 손가락 갖다대고
    긁는? 시늉해요
    강아지한테 하는거 아닌가요?
    본인은 사랑스럽단 눈으로 하는데
    전 별로... 머리 다듬어줄 스타일은 못 되네요
    장난질만 쳐대는..

  • 7. 맞아요
    '20.7.22 5:18 PM (211.196.xxx.33) - 삭제된댓글

    이런 행동은 맘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지요
    잠결에도 다 느낄수 있기도 하구요

  • 8. 사랑
    '20.7.22 5:20 PM (220.90.xxx.206) - 삭제된댓글

    결혼하고 남편이 제 머리를 싹싹 쓰다듬어 주는데 그 기분이 너무 따뜻하고 좋으면서도 어색하고 당황스러웠어요. 울 아버지는 날 이렇게 쓰다듬어 준 적이 단 한번도 없었어..늘 혼내기만 했지 했더니
    이렇게 이쁜 애를(죄송합니다) 혼낼 데가 어딨다고 하면서 더 강하게 싹싹 쓰다듬어 주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지독한 애정결핍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였어요.

  • 9. ㅋㅋㅋㅋ
    '20.7.22 5:23 PM (218.153.xxx.41)

    울남편은 가끔 턱에 손가락 갖다대고
    긁는? 시늉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

  • 10. 어머나
    '20.7.22 5:28 PM (221.149.xxx.183)

    턱 긁는거 제 남편도 가끔 하던데. 머리 쓰담쓰담 자주 하고요. 전 별 감흥 없는데. 미안 여보 ㅜㅜ

  • 11. ㅁㅁㅁ
    '20.7.22 5:46 PM (121.148.xxx.109)

    전 어릴 때 할머니가 머리 쓰다듬어주시는 게 그렇게 좋았어요
    어릴 땐 할머니 꼭 껴안고 잤거든요.
    제 정서적 안정감은 할머니한테서 나온 거 같아요.

  • 12. 삼산댁
    '20.7.22 5:47 PM (61.254.xxx.151)

    저는 오히려 제가 남편머리쓰담쓰담잘해주지요 그럼 오빠한테 까분다고 남편이 뭐라고해요 ㅎㅎ

  • 13. 삼산댁
    '20.7.22 6:18 PM (119.56.xxx.92)

    그 오빠 영감탱인가 하하하 저는 맨날 부부는 동급이야" 합니다 부부사이를 자꾸 어른 대접 받으려고 해요 웃기지 않나요 보수적인 남자들

  • 14. ㅎㅎ
    '20.7.22 6:39 PM (223.62.xxx.95)

    저도 고1때 학교 다녀와서 한참을 자다가 눈을 떴는데
    엄마가 제 머리를 쓰다듬고 계시더라구요.
    반 3등으로 입학했다가 중간고사 결과 드디어 1등했다는 담임샘 전화를 받으셨던 거죠.
    그때 느꼈던 따뜻한 엄마의 손길이 아직까지도 생생해요.

  • 15. 아빠
    '20.7.22 7:12 PM (182.225.xxx.42)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나서 눈물나네요
    월글님..
    아빠 생각날때 한번씩 찾아읽게 지우지 말아주세요

  • 16. ... ..
    '20.7.22 7:27 PM (125.132.xxx.105)

    오래 전에 잡지에서 읽은 글이 생각나요.
    남녀가 연애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하게 되는데
    정말 신기한 것이 첫 키스 못지않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게 머리 쓰담는 거였어요.
    아마도 어렸을 때 아버지가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쓰담던 그게 연상이 되서 그런 걸 거라고 했어요.

  • 17. 보육교사
    '20.7.22 8:10 PM (116.125.xxx.62)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들 머리를 자주 쓰다듬어 줍니다.
    손도 잘 잡아주고요~

  • 18. 12-3년전
    '20.7.22 9:47 PM (175.196.xxx.210)

    항암을 하느라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고 얼굴은 암환자 특유의 병색이 짙고
    죽음에 대한 공포로 매일매일 힘들었던 그 시절,
    어느 날 밤 자고 있는데 술먹고 늦게 들어온 남편이 나의 민머리를 쓰담쓰담 하면서 울었어요.
    모르는 척 잠든 척 했지만 남편의 그 안스러워하는 마음만은 오롯이 느껴졌어요.
    지금도 그 날 밤을 생각하면 눈물이 맺혀요.

  • 19. 비오네요
    '20.7.22 11:48 PM (121.142.xxx.14)

    저도 머리 쓰다듬어주는 게 좋더라구요.
    연애할 때 남편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준 적이 있는데 심쿵했어요.
    지금도 종종 쓰다듬어주는데.. 아직도 뭔가 민망&심쿵&좋음의 복잡한 기분이 들어요.

    그런데 키우던 멍뭉이도 엄청 쓰다듬어 주더라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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