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링크를 걸지 않았는데 어제 새벽에 조선일보가 이기을 교수(강경화 장관의 시아버지, 생존)의 독립운동 서훈 신청 기사를 썼다. 몇 시간 뒤에 보완한 기사를 올렸는데, 처음과 달리 제목에 강경화 장관이 들어갔다. 더 뜨악하기로는 신청자인 이기을 교수보다 강장관 사진을 먼저 배치하였다. 기사를 봤을 때 몇 자 적을까 하다 말았는데, 연합도 받았으니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만 보면 취재를 충실히 해서 객관성을 담보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제목과 사진에서 마치 강장관을 이용해서 서훈을 받아보려는 행태로 읽히게끔 만들었다. 서훈 신청자는 이기을 교수 자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그렇듯이 교묘한 편집이었다. 예상대로 댓글은 엉망진창이고.
비교적 '충실한' 취재라고 했지만 '학병' 경력 때문에 서훈에서 탈락한 것으로 '추정'해서 더 이상하게 만들었다. 기사를 읽으면 알 수 있지만 지도급이었던 최교사는 일찍 서훈을 받았는데, 5인방의 다른 친구들 중 한 사람이 서훈 받은 것도 극히 최근의 일이다. 그것도 대통령표창이다.
나야 서훈 심사에 들어간 적이 없으니 그 기준을 정확히 모르지만 대충 학계에서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정리하면, 애시당초 소수의 신념에 찬 학병을 제외하고 학병 자체가 서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학병은 '강제동원'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훈을 받지 못한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일 것이다. 첫째는 기록의 부재이다. 이기을 교수의 독서회 사건은 함흥경찰서의 작품이었고, 당연히 재판도 함흥지방법원검사국을 거쳐 함흥지방법원에서 이루어졌다. 이 곳의 판결문이 없어서 사건을 증명하기가 어렵다.
이기을 교수가 1999년에 쓴 회고록 을 보면, 함흥지방법원감사국으로 송치되었다가 함흥형무소에서 4개월의 미결생활을 하던 중 기소유예로 풀려났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이전만 하더라도 서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6개월이었다. 동지였던 황종갑이 서훈을 받은 때는 아마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데, 서훈의 기준을 낮추면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기을 교수도 이것을 보고 다시 신청하였을 것이다. 처음에 신청할 때면 증빙과 기간 때문에 불가능한 사안이었지만.
97세의 노인이 직접 자신의 소년시절에 겪었던 독서회 사건의 독립운동 여부를 판정해달라고 국가에 요청하였는데, 조선일보는 교묘하게 정치적으로 비틀어서 마치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신청한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기사 자체는 객관적이라 볼 수 있지만, 오독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나 덧붙이면, 이기을은 미결감에서 전향했다. 회고에서 분명히 말하지 않았지만 감옥 선배로부터 조언을 듣고, '반성'의 신호를 보냈다고 했으니까. 그렇다고 이 전향이 엄청난 것도 아니다. 다들 그러했듯이 옥살이를 줄이려는 것이었으니까.
글로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이런 '글장난질'을 보면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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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장난질
장신교수페북 조회수 : 1,182
작성일 : 2020-06-16 08:17:19
IP : 110.70.xxx.6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0.6.16 8:18 AM (223.38.xxx.64)데스크에서 직접 기사 손본거 아닐지
2. ...
'20.6.16 8:21 AM (110.70.xxx.63)기자늠이나 데스크에ㅜ있는 늠이나 그늠이 그늠.
3. 조중동놈들
'20.6.16 8:22 AM (58.120.xxx.54)그러니 폐간이 답이죠.
4. ..
'20.6.16 8:26 AM (61.72.xxx.45)조선... 유 아 낫 언론!
5. ㅡㅡㅡㅡㅡ
'20.6.16 8:32 AM (58.87.xxx.252) - 삭제된댓글조선에도 일부 제정신 가진 기자가 있다고는 하더라구요.
취재능력도 뛰어난.
기사써 올리면 데스크에서 손본다고.
폐간이 시급.6. ...
'20.6.16 9:14 AM (222.104.xxx.175)언론개혁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7. ㅇㅇ
'20.6.16 10:02 AM (59.18.xxx.92)언론개혁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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